"지리산 반달곰 마을, 생태관광지 만들었죠"

입력 2017-09-25 20:23  

산촌 성공시대

(1) 강민성 전 의신베어빌리지영농조합 이사장



[ 임호범 기자 ]
번잡한 도시를 떠나 산촌에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인구가 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촌에 정주한 귀산촌 인구는 2014년 6만2824명에서 지난해 6만9900명으로 증가했다. 평생 다닌 직장이나 사업을 통해 일군 도시 생활 노하우를 지역 주민과 공감하며 산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세 차례에 걸쳐 성공한 산촌 생활인의 사례를 소개한다.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지리산 자락으로 승용차로 20분 달리면 의신마을(의신베어빌리지)이 나온다. 해발 400~500m에 83가구, 180여 명이 모여 사는 산촌마을이다. 주 수입원은 펜션과 민박 운영이다. 밭농사와 지리산에서 나오는 고로쇠, 산나물, 송이도 소득원이다.

강민성 휴정펜션 대표(59)는 2011년 말 이곳에 들어와 인생 이모작을 시작했다. 그는 1983년부터 2011년까지 은행에서 근무했다. 강 대표 부부는 이곳에 바로 집을 짓지 않고 1년 이상 월세로 살았다. 주위에서 전 재산을 털어 귀농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우선 마을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필요했다. 부부는 주민들에게 하루에 몇 차례 만나든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마을의 궂은 일이 생기면 내일처럼 달려들어 구슬땀을 흘렸다.

주민들도 차차 마음을 열고 강 대표 부부를 받아들였다. 집터 잡는 법도 주민들이 알려줬다. 강 대표는 2013년 3억7000만원을 들여 2층짜리 집을 지었다.

2009년 조합원 50명으로 출발한 의신베어빌리지영농조합은 방사에 실패한 지리산 반달가슴곰 두 마리를 데려와 관광사업을 했다. 곰만 전시하면 관광객이 올 것으로 생각한 조합원들은 생각처럼 사업이 안 되자 강 대표에게 영농조합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조합 이사장을 맡은 강 대표는 2015~2016년 두 해 동안 티셔츠, 보온병, 컵 등에 곰을 그려넣은 캐릭터 상품 10여 개를 개발해 판매했다.

강 대표는 2015년 6차 산업 육성사업에 참여해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으로부터 3000만원을 지원받아 사육장 환경을 개선했다. 광광객을 대상으로 곰 먹이주기 프로그램도 만들고, 곰 배설물 퇴비로 재배한 고사리·취나물을 넣은 비빔밥도 팔았다. 조합 대표를 맡은 두 해 동안 1만2000명의 관광객이 마을을 찾아 1200만원의 순수입을 올렸다.

강 대표는 올해 영농조합 이사장에서 물러나 펜션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귀산촌을 하려면 목적과 계획이 분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족 동의 필수, 2년 정도 준비, 1년간 현지 체류, 귀산촌 프로그램 참여 등을 성공 조건으로 꼽았다.

하동=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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